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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독서/사람

빨간 머리 앤, 친구가 아닌 딸 같은 앤

by 심심 풀이 과정 2017.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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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던데

난 앤을 잘 몰라서 좋아하지 않았다.

한창 때 TV 만화로 다른 걸 봤는지

내용을 거의 몰라서

심지어 앤이 입양아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난 지금껏 할머니와 함께 사는줄 알았다.


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앤 셜리의 감성,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비슷한 또래의 TV 만화 주인공으로 만났다면

앤은 친구같은 존재였을 것 같다.

사랑했던 옛친구에 대한 그리움

그런 풍부한 감정을 갖지 못한건 좀 아쉽지만

어른이 된 후 읽어보니

그때랑은 다른 감정이 느껴진다.


앤의 과거 삶이 너무 고되고 안타까웠다.

마릴라 아주머니가 있는

 초록지붕 집으로 오기전 이야기가 나온다.

마릴라 아주머니의 물음에

앤이 담담하게 말해주는 내용이 참 슬펐다.


앤을 나아주신 부모님은 

가난한 선생님 부부였다.

앤을 낳은 지 석달만에 

열병으로 두분다 돌아가셨단다.

친척이 없어서 그 집에 일을 돌봐주러 오셨던 

토마스 아주머니가 맡아 키우고 

그 집에서 아이들을 돌봐주며 8살까지 살았다.

토마스 아저씨가 죽고 이사를 가게 되서 

앤은 다른 집에 일을 하러 보내졌다.

해먼드 아주머니네 집은 아이가 여덟이었는데

그 중에 쌍둥이가 세 쌍이나 됐다.

앤은 쌍둥이를 돌보느라 

항상 녹초가 되었다고 했다.

2년 동안 그집에서 일했다.

해먼드 아저씨가 죽고 뿔뿔히 흩어지자

앤은 호프턴에 있는 

고아원에 맡겨져서 4달을 살았다.


초록지붕 집에 마릴라와 매슈는 남자아이를 원했었다.

잘못 전달되서 여자아이인 앤이 왔고

다시 돌려보내려고 알아보니

지독한 일벌레에다 

사람을 모질게 부려먹는 블루엣 부인에게

다음으로 앤이 가야 한다는 걸 알았다.


마릴라는 앤이 가여워서 마음을 돌리고

매슈와 함께 앤을 잘 키우기로 한다.


첨엔 앤이 말이 너무 많아서

좀 시끄러웠다.

안 그래도 집에 말많은 아이들이 있는데

책에서 나온 앤도 계속 조잘된다.

마릴라 부인의 마음이 이해됐다.

그러다 앤에게 익숙해지고

엉뚱하고 사고뭉치이긴 해도

인정이 많고 마음이 예쁜 아이를 보니

우리 아이들이 보였다.

아이들도 나중엔 앤처럼 이렇게

상상력을 마음껏 펴며 

꾸밈없이 살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는 마릴라 아주머니나

앤을 아껴줬던 조세핀 베리 할머니처럼

 앤을 바라본다.

그리고 앤의 어떻게 잘 자랐는지도 궁금하다.

길버트와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는데

그 책도 읽어보고 싶다.

책의 초반과 4년 뒤에 자란 앤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

더 성숙해지고 깊어진다.

내 나이가 됐을 앤의 모습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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