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를 옮길 일이 있어서 가구 배치를 하다보니 봄 맞이 대청소가 되어 버렸다.
사실 가구 배치를 자주 변경하는 편이다. 가구를 옮기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구를 옮기면 장점도 많다.
평소에 청소하기 힘들었던 숨은 먼지들을 청소할 수 있고 청소 동선이 개선되어 효율적으로 청소를 할 수 있다. 단점은 힘이 많이 든다.
문제의 시작점이 되었던 작은 방이다.
작은 방은 크기가 작아서 매트리스 두개와 제기장만 들어갈 수 있었다. 너무 딱 맞아서 방 문을 닫으려면 매트리스를 살짝 들고 문을 여닫아야 했었다.
그런데 여기에 침대 프레임을 넣으려고 했더니 문제가 발생했다. 문이 안 열리는 것이다. 매트리스와 달리 프레임은 들고 문을 닫을 수 없기 때문이다.
프레임을 포기하느냐 고민하다가 좀 더 큰 방으로 매트리스를 옮기는 걸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좀 더 큰 방은 이미 포화 상태다.
아이들 책, 장남감, 책장, 책상, 수납장, 매트리스 한 개도 들어갈 공간이 안된다. 그래서 방을 통째로 옮기기로 했다.
처음엔 이 방을 아이 방으로 꾸며서 놀거나 책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었다. 그러나 엄마 옆에 계속 있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자꾸 거실에 장남감을 갖고 나오다보니 거실장을 장남감 수납장으로 이용하게 됐고 옆에 다른 장남감 바구니들도 쌓여갔다.
그러나 거실에서 아이들이 놀다보니 장남감 정리, 청소가 만만치 않았다. 이렇게 깨끗하게 정리하려면 매번 1시간 씩 걸린다. 그러나 이 상태는 하루도 못 간다. 그러면 어차피 어지러질 걸, 왜 청소하냐고 생각하겠지만 청소를 안하면 더럽다.
먼지들이 굴러다니면 아이들이 기침하고 몸에 좋지 않으므로 청소를 해야하는데 정리 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울며 겨자먹기다.
그래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모든 장남감과 책들을 한 곳으로 모아 진정한 아이방, 놀이방을 만들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과감히 거실장을 이동하고 장남감 수납 상자들도 다 옮겼다. 인터넷 모뎀 같은 기기들의 선들이 너무 많아 지저분해서 임시로 스피커 위에 놓아서 선들을 안보이게 숨겼다.
나머지 오디오 관련 제품들의 선을 하나로 모아서 정리했고 바닥에 놓을 수 없어서 작은 바구니를 뒤집어서 올려 놓았다. 그런데 깔끔하긴 한데 뭔가 많이 허전하다.
그래서 화초들을 배치했다. 원래 이 아이들은 거실에 살았었는데 첫째가 태어난 후 장남감이 되버리길래 베란다로 피신시켰었다. 춥고 목마른 환경에서 많은 아이들이 죽었지만 꿋꿋히 살아남은 아이들이다.
화초를 배치하니 그린색이 가득해서 티비를 볼 때 눈 건강에도 좋을 듯하다.
바뀐 방이다. 매트가 여유롭게 들어간다. 그곳에 있던 책장들은 아주 힘겼게 다른 방으로 옮겼다.
작은 방에는 양쪽에 책장과 가운데 거실장, 그리고 중간에 책상을 놓았다.
이 많은 책들은 누가 다 옮겼을까? 적게 잡아도 천권은 되는 것 같다.
처음엔 몇 권 씩 옮기다가 나중엔 요령이 생겨 한꺼번에 의자에 올려놓고 밀었다. 의자 바닥이 테니스 공이라 잘 밀렸다.
문보다 더 큰 책장을 옮기다가 쓰러져서 창을 깰 뻔 하는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다 정리하고 나니 옮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실이 하루가 지났음에도 깨끗하다. 그리고 아이방에 모든게 있으니 아이들이 그곳에서 더 잘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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